언싱커블...나쁜 의도가 나쁜 결과를 만들다.

영화감상평

언싱커블...나쁜 의도가 나쁜 결과를 만들다.

7 루카 3 6180 0
좋은 의도로 영화를 만들어도 영화가 망하는 경우 많습니다.
근데 나쁜 의도로 영화를 만든다면?....
결과는 더욱 좋지 않을 것입니다.

언싱크어블은 아부그레이브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등은 물론,
독일의 미군기지와 이집트 등까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아랍인에 대한 고문과
인권탑압을 옹호하려 합니다.

사실, 미국영화는 미국정부나 어떤 단체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직 돈, 흥행을 위해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 언싱크어블은 외곡되고 잘못된 이념의 전파를 위해 재미를 희생하고 흥행을 포기하기까지 합니다. 작가가 지독한 네오콘의 지지자이거나 극우파시스트인가 봅니다.


왜 그런지 보겠습니다(여기부터 스포일러, 스포일러 싫은 분은 읽지 마세요)









1. 전혀 동정할 수 없는 범인/너무나 확실한 위협


영화는 핵무기라는 무시무시한 위협을 가하는 이슬람 광신도가 스스로 잡히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3기의 핵무기를 미국의 어느 도시에 설치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맛보기로 건물하나를 날려버려 수백명을 폭사시킵니다.

생각하고 자시고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 고문해서 핵무기 위치를 알아내야합니다.
핵무기 1기당 10만명만 잡아도 당장 30만이 죽을상황이고, 뉴욕같은 대도시하면 1기당 100만명 총 300만은 죽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수백명이 죽었습니다.

고문을반대하는 캐리앤 모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그저 관객에게 짜증을 줄 뿐입니다.
아무리 인권을 중시하고 이슬람교도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당연히 광신도 테러범에는
일말의 동정이 가지 않습니다.
고문기술자 사무엘 L 잭슨은 더럽고 누구도 하기 싫은 일을하는 고결한 희생자죠.




2. 잘못되고 왜곡된 이념의 전파를 위해 재미와 흥행을 포기하다

이 영화는 재미없습니다. 인권운운하며 주인공 사무엘 잭슨이 하는일에 사사껀껀 브레이크를 거는 캐리앤모스를 보면 짜증만납니다..

스릴러 영화나 소설이 재미를 주려면, 일단 범인이 모호해야합니다. 이 영화처럼
범인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시작한다면.... 범인의 의도가 진짜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 헛깔려야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런게 없습니다. 만일 범인이 건물을 실제로 폭파하지 않았다면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을 겁니다. "고문을 해서라도 핵무기를 찾아내자"는 사무엘 L 잭슨과
"진짜 핵무기는 존재하는지 어떻게 알아? 그냥 미친놈의 거짓말이라면 어쩔건데"라고
주장하는 캐리앤 모스가 대결한다면 더욱 더 긴장감 넘치겠죠.

또한, 이런 류의 작품-A를 위해서 B를 포기해야하는,
소위 딜레마를 다루는 작품은 A와 B가 비슷한 중량감을 가져야 재미있습니다.
신장병에 걸린 쌍둥이에게 신장을 이식해야하는데 언니와 동생 누구를 선택해야하나? 이런건 어떻습니까? 관객이나 독자는 어느쪽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죠.

그런데... 300만의 무고한 생명 VS 광신도 테러리스트의 인권....
고민이 되나요? 고민꺼리가 안됩니다. 누구나 너무나 쉽게 300만의 생명을 선택할 겁니다.
그런데 캐리앤모스와 몇몇 인물들은 이렇게 쉬운 선택을 하지 못합니다. 말도 안되죠.
그러니 가식떠는 것으로 만 보이고 짜증만 나고, 캐릭터에 몰입이 안됩니다.
몰입되지 못하는 캐릭터 이거 재미없습니다.

관객의 감정이입을 주고 싶었다면, 범인의 목표물과 범인의 가족이 비슷한 중량감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의 가족을 납치해 폭탄을 설치했다면....
주둔군 사령관의 무고한 어린자식과 아내를 살리기 위해 범인을 고문하는 것이 옳은가? 범인을 고통스럽게하기 위해 그의 아내와 자식을 이용하는 것이 옳은가?

이런정도의 중량감이라면 고민이 되고 고문에 브레이크를 거는 캐리앤 모스에게도 감정이입이 됩니다. 그래서 재미있을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작가는 이런 재미, 즉 흥행성을 포기합니다.

핵무기는 확실히 있고, 핵무기가 아니라도 범인은 일말의 동정을 받을수 없는 인간입니다
벌써 수백명의 죄없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핵무기를 터드린다 위협해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의도도 없습니다. 무조건 폭발시킬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의 양대 축중 하나인 캐리앤 모스는 힘이 없어질 수 밖에 없고
그녀의 모든 행동과 대사는 오직 관객에게 짜증만 일으키는 착한척과 가식일 뿐입니다.

왜? 이렇게 짜증나고 재미없는 캐릭터를 만들었을까요?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욕하기 위해서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3. 결국 작가는 뜻을 이룹니다.......

작가의 의도는 성공적입니다. 영화보는 내내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짜증이 나고 적개심이 쌓입니다. 관객은 극우적인 작가의 교묘한 트릭에 속아서 정당하게 인권을 주장하고 명분없는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과 캐리앤 모스등 인권운운하는 등장인물을 동일시합니다....
작가가 누군지 모르지만 진짜 꼴통입니다.



4. 그래도 미국인들이 바보는 아니네요.

배우들의 열연, 감독의 세련된 각본이 있었지만....
영화는 극장에 걸리지도 못하고 곧바로 DVD로 직행합니다. 불순한 의도로 국민을 오도하려던
파시스트 작가의 음모는 현명한 극장주들에 의해, 분쇄됩니다.

작가가 자신의 똘끼를 약간만 줄여서, 위협을 약간만 줄이고, 조금만 동정의 여지가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영화는 성공했겠고... 그의 극우이념을 만방에 펼쳤을텐데 말이죠.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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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2 칼도  
1
이슬람 광신도? 그럼, 그 '광신도'의 위협이 사실일 가능성이, 따라서 수천만의 국민 목숨이 위태로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100년동안 지속된 외교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들, 만약을 대비해 H의 아이까지 인질로 잡아놓은 사람들은 뭔가요? 맛보기로 수백명을 폭사시켰다고요? 그 '광신도'가 뭐라든가요? 미국말을 안듣는 나라들에 미국이 자행하는 폭력으로 매일 그 만큼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고 하지 않던가요? 미국의 무차별 폭격과 경제봉쇄 등으로 지난 반세기동안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베트남,쿠바에서 몇명의 아이들이 죽었을것 같은가요? 이 영화 속의 쌍방은 양쪽 다 극단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 어느 한쪽은 미쳤고 다른 한쪽은 미치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아요.


2
이 영화의 IMDB 평점이 얼만지 아나요? 그 평점이 알바 동원해서 나온건가요?  한글 웹사이트 검색해봐요. 재미없다는 평이 몇개나 나오나. 사사껀껀 브레이크를 건다구요? 점점 H에 기울어져가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나요? 아니, 그 정도로 안되고 완전히 H에게로 동화되어야 설득력 있다는 말인가요? '모든 관객'이 그녀가  H에게 '스피디하게' 동화안되는 모습에 짜증을 느낄거라는 그 대담한 확신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또, 그녀의 주저하거나 반대하는 모습이 고문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나름의 믿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면은 없어 보이던가요? 님은 H처럼, H를 부리는 미국의 최고권력자들처럼, 고문의 효력을 철석같이 믿는, 또는 고문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믿는 '타입'인가요? 이 영화가, 그 '광신도'를 통해 행하고자 하는 것들중 하나가 그런 타입의 사람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거에요. 

건물을 실제로 폭파하지 않았다면 훨씬 재미있었을거라구요? 천만에요! 그런 극적 사건이 안일어나면 H와 그녀의 대립은 아무런 '전개'도 안되고 그저 평행선만을 달렸을 거에요. 믿는 쪽과 안믿는 쪽이 옥신각신하는 것에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옥신각신이 드라마틱한 재미를 가지려면 아마 그 옥신각신 부분을 담당한 작가가 미국 영화사에 남을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어야 할거에요. 또 현실적으로도 그런 엄청난 위협을 가하는 테러리스트는 반드시 그 위협이 리얼한 것임을 알리기 마련이에요. 그 사건이 안일어나는 것은 재벌 외동딸 유괴범이 외동딸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채 거액의 돈만을 요구하는 것과 같아요. 살아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게 어렵지가 않다면, 그리고 그 증거를 제시하면, '옥신각신 없이' 조금이라도 더 자신이 바라는 결과도 더빨리 진척될 수 있을텐데, 뭐하러 증거를 제시하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영화의 주제에 따라 그 폭파는 일어나야 했어요. 영화 속의 누구도 그 위협이 리얼한 것임을 느끼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 영화 전체가 구성되어 있어요. 즉 그 위협이 리얼한 것이기 때문에만 H와 이런 저런 정도로 H에 반감을 갖는 이들 사이의 대립에서 관객들이 딜레마를 느낄 수 있는거에요. 물론 님같이 그 위협이 리얼한 것이기에 오히려 딜레마를 전혀! 느끼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영화는 딜레마를 느끼는 관객을 타켓으로 하고 있고 실제로 그런 관객들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평점이 높은거에요. 죄 없는 다수 - 설사 그 다수가 수천만이라 하더라도 - 가 살기 위해 죄없는 극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다라고 느끼는 감수성은 미국이란 나라가 대표한다(고 깝치고 있)는 소위 '자유민주주의'적 감수성의 정 반대극이라는걸 알아야 할 거에요.


3
흥행과 작품성을 화해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자각과 함께 흥행보다는 작품성을 노려야 하는 작가라면 확실히 뜻을 이루었어요. 작가는 고문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깊은 고민의 자극,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성에 대한 암시, 동일한 상황을 대하는 인간들의 나름대로 이유있는 다기한 반응들 및 철저하게 합리적으로 기획된 광신의 생생한 형상화를 통한 인간 통찰 - 이 모두에 상당한 수준으로 성공했어요. 물론 어차피 제작비도 별로 안들었을테니 개봉안하고 DVD와 블루레이로 직행했다고 해도 손해는 안보았을 거에요. 오히려 조금이라도 돈좀 벌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1 고드름  
단순무식한 저는 그냥 마지막에 아이를 보호하면서 "그까짓거 터져버리라고해"
한 부분이 영화의 의도로 보였는데..물론 마지막에 반전샷이 들어가서 좀...
1 딸과 6빤스  
글쎄요... 전 이 작품 아주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고문은 나쁘고 고문기술자는 인간도 아니다>란 누구나 인정하는 당연한 명제를 뒤집어버린 영화죠.

이 세상에 당연히 나쁘고, 무조건 절대로해선 안되는일이란건 없는거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문을 반대하는건 당하는 사람의 인권을 너무도 탄압하고,
특히 고문을 하는 주체란게 주로 독재정부나 비인륜적인 사람들, 폭력집단등이고
당하는 사람은 선량한사람일때에나 해당되는 것이지,
이 영화같은 상황처럼 고문을 반대하고 테러범이나 가족의 인권이나 생명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의견엔 동의하기 어렵죠.

그런면에서 일반인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아주 좋은 작품이란 겁니다.
이 영화가 고문정당화에 이용당할수도 있다는건 좀 씁쓸하지만...